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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IN드라마/추노

같은 시대 전혀 다른 이야기 명가와 추노

최근 선덕여왕의 뒤를 이여 사극의 전성시대라고 할 만큼 사극이 주중내내 드라마로 그려지고 있다. 더 재미 있는건 경주 최씨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명가와 KBS의 추노는 같은 시대를 배경으로 다른 이야기를 그려 나가고 있다.

같은 시대란  광해군을 몰아내고 인조가 왕위에 오른 후 청나라에 항복한 이후의 시대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추노는  청나라에 볼모로 간 소현세자가  볼모에서 돌아오자 소현이 청나라를 등에 업고 아버지인 자신을 폐위하려 한다는 의심을 가지고 있던, 인조가 며느리를 사약 먹여 죽이고, 아들 소현 또한 독으로 암살한다는 설정과 소현을 따르던 무리가 소현의 독살에 의문을 제기하고 남아 있던 소현의 아들을 살리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추노는 극의 커다란 흐름은 정치 사극에 가깝고 명가는 이전 상도와 유사한 면을 그리고 있다.

인조 시기의 다룬 사극으로는 MBC에서 매니아 층을 만드는데는 성공했지만, 보다 많은 시청자 층을 확보하는데 실패하고 조기 종영된 <탐나는도가>가 있었고, 그전에는 MBC <돌아온 일지매>와 퓨전 사극으로 만들어진 KBS2의 일지매 있었다. 퓨전 사극이였던 <최강 칠우> 등도 인조 시기를 다룬 드라마 였다.
 
사실 인조시기에 드라마가 많이 나오는 이유는 인조시기에 반정과 1637년 삼전도의 치욕이라는 남한산성에서의 항복과 인조와 청에서 돌아온 아들 소현과의 보이지 않는 권력투쟁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소현의 죽음에 대한 미스테리가 자리 잡고 있었다.  이들 드라마의 공통점은 인조를 무능한 군주로 그리고 있다.

인조가 괘팍하고 무능하고, 음흉하게 그려지게 된 이유는 광해군을 몰아내고 1613년 반정에 성공했지만, 1637년 무기력하게 청나라에 항복하고, 아들 소현이 자신의 권력을 탐한다는 이유를 들어서 죽였기 때문이다.

전쟁과 승패란 한 나라를 잘 다스려 진다고 막을 수 있는 문제도 아니였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연산군과 더불어 악독한 군주라고 여겼던 광해군의 실체가 현재의 관점으로 본다면 대국 명과 신흥강국 청나라 사이에 절묘한 등거리 외교를 한 명군의 반열에 오를만한 수준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조선의 분위기 로서는 임진왜란이 있고 나서 조선의 국운이 무너질때 명으로 부터 파병을 받은 입장에서 명을 배척하고 오랑캐 청국과 선린관계를 유지하고 실리외교와 기득권에 반하는 변혁을 구하려던 광해군은 자칭 보수파라고 주장하는 세력이 보았을 때는 6.25때 대한민국을 구원한 미국을 배척하고, 공산국가 중국과 선린관계를 하려는데 반대를 하는 것보다도 더 하기 어려웠던 상황이다. 어쨌든 현재의 관점으로 본다면 인조는 시대를 앞서간 군주보다는 보수였고 명분을 중요시 했다고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자신의 아들인 소현이 청나라에 들어가 청나라의 문물에 심취하여 조선을 바꾸려 한다는 사실을 안 인조로서는 자신의 안위와 조선의 안위를 생각했을 때 소현을 막아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주의해서 봐야 할 건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해서 인조의 행위에 대해서 옹호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가끔 있는것 같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분석과 해석과 옹호의 차이점에 대해서 심각한 고민을 해 봐야 할 것 같다.

명백한 영조의 사도세자 뒤주암살사건과 소현세자의 의문스런 죽음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조에 대한 평가와 인조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차이가 드러난다.


어쨌든 1592년 임진왜란으로 부터 인조의 반정과 1637년 병자호란 이후로 이어지는 30~50여년은 조선의 정치와 문화 등 신분체계가 급속히 변혁을 가져오던 시기였다. 무협소설이나 무협류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시기는 원명교체기와 명나라시기 연왕인 영락제가 조카인 건문제를 폐위시킨 때를 배경하는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변혁기를 드라마로 자주 만들어 지는건 당연한 귀결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인조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세계관이나 당시 시대적인 조류에 대한 고민과 심리적인 묘사없이 무조건적인 인조의 악역은 작가들의 빈곤한 창작력으로 탐탁치는 않다.
 

드라마 <명가>의 경우 이전 사극인 최인호의 원작 <상도>를 패러디 하는 듯한 극의 전개는 경주 최부자가 가지고 있었던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좋은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으로 부터 인기를 얻기에는 오원한듯 하다. 현재까지만 본다면 드라마 <명가>가 아닌 드라마 <상도> 시즌 2를 보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최국선(차인표)는 상도의 임상옥이고, 한단이(한고은)은 상도의 다녕(김현주)이고, 악역 김자춘(이희도)는 박주명, 정치수의 모습과 판박이다.

상도가 드라마에 미치는 파급한 효과는 지대하다고 할 수 있다. 드라마 주몽에서 여자 행수 소서노를 비롯해서, 장보고의 여자 행수, 일지매의 여자 장사치, 탐나는 도다에서 여자 행수를 비롯해서, 명가에 이르기 까지 사극에서 나오는 상인들의 모습은 상도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명가>처럼 당연한 듯한 밋밋한 극의 스토리 전개와 너무 뻔한 <권선징악>적인 극은 인기를 얻을 수 없다. 나쁜남자가 대세이듯이 드라마 선덕여왕의 <미실>이나 <비담>처럼 튀는 악역 전성시대에 접어든지 오래 되었기 때문이다.


<명가>와 같은 시대를 보여주고 있는 <추노>의 경우 아주 색다른 소재를 극에 도입하므로써 악역인 추노꾼의 이야기로 볼거리를 제공하여 시청자를 끌 수 있는 임팩트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한마디로 <추노>는 색다른 소재만으로도 흥미롭지만 <명가>는 너무나 뻔한 이야기를 치밀한 이야기 전개없이 너무나 뻔한 이야기로 만들어서 재미가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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